나는 교육대학교에 입학하고나서 3학년까지 보내다가 1년 해외에 다녀왔다. 그리고 한 학번 후배들과 4학년을 보내고 임용 시험을 치렀다. 다행스럽게도 임용 시험에 바로 합격하였다. 그렇게 2014년 첫 발령을 받고 1년간 근무하였다. 그리고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부름이 들려왔다. 군대였다. 2021년 5월, 최근 들어서야 '여성징병제'에 관한 이슈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듯하다. 이전까지 징병은 남자만 해당한다는 것에 큰 이견이 없었다. 이러한 징병과 관련한 성문제가 공론화되어 문제가 되었던 적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듯하다. 그만큼 양성평등에 관한 시대적 해석과 관점이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각설하고,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휴전국가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는 군대에 가야한다고 했고 대한민국 사나이라면 모두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고 어려서부터 익히 들어왔다. 태어나면서부터 갖게되는 숙명(?)이었던지라 사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주변 친구들은 20살 21살에 대부분 군대에 다녀왔다. 나는 군대에 가기에는 다소 늦은 편에 속했다. 물론 몸 상태는 1급 현역으로 크게 이상이 있지는 않았다. 해병대에 지원했으나 서류만 붙었다. 2차 시험으로 병무청에 갔으나, 면접과 체력시험에서 떨어졌다. 이왕 군대에 가야하는거 가장 빠르게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 방법은 특기병 지원이었다. 특기병은 여러 병과에서 모집했지만 나는 육군에서 '운전'을 선택하여 지원했다. 2015년 4월, 인제에서 5주간의 훈련을 받고 육군 제 2군단, 102정보통신단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군대 생활에 관한 포스팅을 올리는 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 군대 생활을 글로 적자면 내용이 웬만한 장편 서사 하나는 나올 것 같다. 아무튼 군대에서는 가끔 시간이 날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책을 읽었다. 그 중에 [1그램의 용기]라는 책이 부대 내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었다. 그렇게 이 책을 군대에서 읽게 되었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찾아서 [1그램의 용기/한비야]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쓴이이자 주인공인 한비야라는 인물에 대해 주로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모습 자체가 대단해보였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지만, 여성이 홀홀단신으로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다녔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첫째는 안전을 포기하고 비전을 따랐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안정성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전문 분야 개발을 위해 과감히 큰 세상에 자신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20대 중반의 청년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고 할 수 있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라
위의 문장은 언제 들어도 쉽게 흘려 듣기는 어려운 울림이 되어 돌아온다. 한비야는 그의 책에서 마음이 시키는 일을 감당하려는 자세와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이 갈고 닦은 전문성과 대인 관계를 통해 이를 증명하여 준다. 자신이 갈고 닦은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에서 일단 타의 추종을 불허하듯이 우위를 점하였고, 매우 독특하며 고유한 철학으로 이 지식을 삶으로 나타내고자 노력하는 듯했다. 그녀는 오지에 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전 세계 구석 구석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아픔과 행복을 간접적으로 전해주는 것들이 그저 좋았다. 사방이 가로막힌 교실에서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도록 만들어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이 그러했고, 마찬가지로, 사방이 시커먼 군인들로 둘러쌓인 군대에서 '1그램의 행복'이라는 책이 그렇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자신의 전문 분야를 계발하기 위해 더 큰 세상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책 속의 모습들도 20대 중반의 청년에게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거친 강을 건너기 위해 때로는 무거운 돌을 껴안아야 할 때가 있다.
그 무거운 돌로인해 우리는 강물에 휩쓸리지 않게 된다.
유대 격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지만, 한비야의 책 내용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문장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십자가와 고난이 있다. 세계를 누비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더 큰 선한 영향력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자 했던 책 속의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현재 감내하는 것들이 버겁고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시대에 맞는 십자가가 있는 것이고, 각자의 삶에서의 각자의 십자가가 또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진로의 문제, 가정의 문제, 관계의 문제, 건강의 문제 등 우리 삶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앞으로 전진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들로 인하여 우리는 단단해지고, 무게가 만들어진다. 거센 풍랑 앞에서 의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한비야는 그러한 것들을 몸소 보여주였고 여전히 꿈이 없고 비전이 없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조금만 돌려서 전 세계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1그램의 용기, 작은 용기가 사람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책을 청소년들과 청년들, 마음 속에 청춘이 꽃피워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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