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김상욱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각 분야의 전문가 아재들(?)이 나와서 편안하게 방송하는 것이 첫째로 가장 좋았다. 여행도 다니며, 음식도 먹고 서로간의 생각을 공유하며 전문가의 관점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얼마 전 알쓸신잡을 보며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이 살짝 다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양자역학은 기본적으로는 매우 작아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느끼지도 못하는 미시 세계를 다루지만 그 의미가 적용되는 주제는 가히 우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덧붙여 말하자면, 양자역학은 그 학문이 시작된 이레 완벽하게 이해한 인류가 없을 뿐더러 앞으로도 양자역학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인류는 없다고 단언한다.
최근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가 극장가를 휩쓸었던 시기가 있었다. 고등학생때 부터 아이언맨을 재미있게 봐왔던 터라 지금까지의 MCU 영화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다. 현재는 3번째 큰 막(페이즈3)이 마무리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양자역학이 있었다. '앤트맨'을 위시한 양자세계 진입과 시.공간의 이동이 바로 페이즈3의 결정적인 주제였다. 영화는 정말 너무나도 기가막히게 잘 만들었고 두 번 세 번씩 본 MCU도 수두룩하다. 양자역학은 이렇게 우리의 상상력과 관점의 변화를 과감하게 도전시키며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양자역학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나의 편견과 가치관이 깨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지식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아득하게 느껴지다가 두려움마저 들게 하는 굉장히 독특한 주제이다.
김상욱 교수는 '떨림과 울림'이라는 책을 통해 '양자역학'을 설명해준다. 책을 읽는 내내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단순히 과학서적이라기엔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아름다움도 이 책에 포함되어 있다. 김상욱 교수님은 차분하지만 담담한 어조를 통해 '양자역학'이라는 안경을 통해 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반전'의 관점을 선사한다. 지금껏 한 번도 질문해보지 못한 질문을 던짐으로서 지식의 프레임, 관점의 프레임을 깨 부술 것을 도전한다.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작은 질문에 대해 친절하고 상냥하게 답해준다. 그리고 세상에 관한 큰 질문을 우리에게 넘기며 마무리한다.
'원자', '양자', '빛', '중첩', '시간', '블랙홀', '사람', '만남', '떨림', '울림', '열', '사랑', '우주' 등 이 책은 양자역학이라는 과감한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 있다.사람은 곧 하나의 '별'이며 하나의 세상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상욱 교수는 말한다. '별'은 거대한 에너지이며, 그 자체로 진동하며, 진동하기에 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사람' 또한 거대한 에너지이며, 그 자체로 진동하며, 진동하기에 열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사람은 곧 '별'과 같으며 그것은 떨림과 울림으로 구성된 하나의 '세상'이라는 것이다.
참 멋진 관점과, 멋진 시각, 멋진 생각들이 이 책에 들어있다. 나의 지적인 급수(?)를 한 단계 올려줌과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급수(?)를 올려주었다. 만약에 가까운 미래에 나의 자녀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해줄 말이 너무나도 많을 것 같다. 자녀에게 상자 안에 선물을 넣어 놓고 어떤 것이 들어있을지 맞춰보라고 질문할 때에도 참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있을 것 같다.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 우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혹은 현재의 삶이 지루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 '떨림과 울림'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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