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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도우미서비스와 아이돌봄서비스


 

 사랑스러운 아이가 집에 왔다.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늘 부족하고 어려웠다. 아이의 패턴에 어른이 맞춰야 편한데 그걸 터득하기까지 소모된 체력과 정신력은 어마어마하다. 태어난 지 이제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이는 2~3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해줘야 한다. 먹고 자고의 반복이었다. 목욕도 실제로 시켜보니 굉장히 어렵고 당황스러웠다. 아이가 처음 온 날 저녁과 새벽은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우다시피 했다. 나는 출산휴가 기간이 다 끝났기에 바로 다음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을 했다. 아내가 많이 걱정되었다. 장모님께서 와주신다고 했기에 그나마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 겪었던 불침번과 초소 근무가 기억난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3겹 4겹 껴입고 강원도의 칼바람 맞아가며 2시간씩 버텨냈던 기억들. 군대에서의 경험과 육아가 자다 깬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한데, 육아는 휴식이 없다는 점에서 군대에서의 경험과 사뭇 달랐다. 아이가 이유도 없이 우는 상황에서는 멘탈이 붕괴될 것 같았다. 물론, 이유는 있었으나 어른들이 그것을 빠르게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2주 정도 후에 산후도우미가 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명의 힘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여 산후도우미를 하셨던 지인 분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2주만 도와주시기를 청했다. 그렇게 아이가 온 지 하루 만에 산후도우미가 집에 왔다.

 

 산후도우미는 산모를 돕는다. 따라서 집안일도 해주신다. 청소, 빨래, 설거지, 아이 돌봄, 목욕 등 말이다. 거의 가사근로자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수유부터 수면, 놀이와 목욕 등 육아에 관한 모든 것을 곁에서 배우게 되었다. 

 

산후도우미는 국가에서 지원한다. 각 지자체에서 기관을 선정하고 선정된 기관에 산후도우미 채용과 관리, 연수 등을 위탁하여 사업을 진행한다. 우리는 3주짜리를 신청했고 개인 부담금은 70만 원이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살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무엇보다 육아에 관한 노하우를 곁에서 직접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근무는 09:00~ 17:30까지였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평판이란 게 생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따라서 평판이 좋은 산후도우미는 당연히 인기가 좋았다. 우리 집에 오신 산후도우미 선생님도 그 우리 지역에서 매우 좋은 평판이 있으신 분이었고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전문성이 매우 뛰어난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산후도우미가 집에 왔을 때 더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배우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 당시에는 아이와 함께 새벽을 보내는 일이 너무나 고되고 힘들어서 안방에서 지쳐 잠들었던 경우가 많았다.

 

 신생아가 있는 집에 밤 10시가 되어 불을 환하게 켜 놓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식기를 식탁에 탁 탁 내려놓는 것도 불가하다. 화장실 문이나 방 문을 평소대로 무심코 닫는 것도 못한다. 현관문을 닫을 때는 더욱 조심스럽게 된다. 집 안에서 전화를 받는 것도, 음식을 만드는 것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변했다. 뭐 그렇게 아기 눈치를 살피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겪어 봐야 알 것이다. 

 


 아이돌봄서비스라는 것을 산후도우미 선생님께서 알려주셔서 알게 되었다.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3주 하시고 가면 우리끼리 또 어떻게 아이를 봐야 할지 막막했던 찰나여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 주제였다. 

 

아이돌봄서비스도 국가 지원 사업이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에서 기관을 선정하고 아이돌봄사를 채용하고 관리하며 각종 연수를 통해 운영한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자신이 속한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하고 홈페이지에서 따로 신청을 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아이돌봄-시간제
2. 아이돌봄-전일제
3. 영아전일제

1,2,3 모두 맞벌이 부부를 기준으로 3개월 이상 12살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1번 시간제는 말 그대로 시간을 정해서 돌봄을 받는 것이다. 2번 전일제는 하루 온종일 돌봄을 받는 것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이용하는 듯하다. 3번은 3개월을 갓 지난 영아 등을 대상으로 목욕과 수유, 간단한 영아 관련 가사를 포함하는 서비스다. 산후도우미의 서비스 내용이 일부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산후도우미 서비스와 결이 다르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아동'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영아전일제를 제외하고는 가사 근로는 하지 않는다.

소득분위에 따라 개인부담금이 조금 다르다. 소득분위 구간에 따라 가~라형이 존재하는데 가형에 가까울수록 개인부담금이 적다. 우리는 '나'형에 해당되었고 서비스 1시간당 4016원을 부담하게 된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되었다. 

우리는 월~목 4일을 신청하였고 1시부터 4시 30분까지 하루 3.5시간을 신청한다. 계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4016(원) X 3.5(시간) X 4(일) X 4(주) = 월 약 22만 원

 

 아이돌봄서비스를 알아보던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아이돌봄서비스는 3개월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 아이는 아직 2개월이 조금 지난 상태였다. 주민센터에 상황을 말씀드리니 조건부 계약을 통해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다고 하셨다. 센터와의 계약을 할 때에 보호자 중 1인 입회 하에 아이돌봄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보호자라 함은 친부모와 함께 양가 부모님까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따라서 센터에서 관련 계약 사항을 듣고 계약 후에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이돌봄서비스도 산후도우미와 마찬가지로 여러 명의 종사자가 있다.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매칭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함께할 분이 매칭 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복불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센터에서는 중개역할을 하지만 아이돌봄사의 개인 가정이나 각 가정의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생기거나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는 4~5분 정도의 아이돌봄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오후 시간에다가 어린이집 하원 시간까지 겹쳐서 이미 수요가 많은 시간대라 매칭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2명의 선생님과 의견도 잘 통했고 아이도 편안해하는 것으로 관찰되어 우리와 함께 장기적으로 매칭을 해주십사 말씀을 드렸다.

 


 

 출산 후 산모들의 산욕기는 최소 6주에서 3개월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개인차가 있다. 산욕기가 끝났다고 해서 임신 전의 몸 상태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임신 전의 몸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은 잡아야 한다고 한다. 튼 살, 잇몸 질환, 탈모, 척추측만 등 산모의 고통은 엄청나다. 

 

 당연히 주변에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산후도우미와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적극 추천한다. 아이가 손 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도우미 선생님들과의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만족할만한 방법으로 조율이 가능하다고 본다.

 

 저출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제도들이 더욱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를 바라며, 국가 차원에서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냄으로써 아이가 행복한 가정, 아이가 행복한 지역, 아이가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 포스팅 때는 카시트, 유모차, 분유, 침구류, 옷 등 육아 용품과 관련한 포스팅을 작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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