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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Zone, 스쿨존이라고 부르며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도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스쿨존이 과연 진정한 ‘스쿨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쿨존이란, 초등학교나 유치원 정문에서 반경 300m 이내에 지정된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도로교통법에 의해 1995년 도입됐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어린이를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 및 유치원 정문에서 반경 300m 이내의 주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안전표지판·속도측정기·신호기 등을 설치할 수 있으며, 자동차의 정차나 주차를 금지할 수 있고 운행속도를 30km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똑소리나는 일반상식]

최근 타학교 출장이 많아지며 관내. 관외에 다양한 학교에 방문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몇 가지 절차를 거쳐 학교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학교보안관에 의해 신분을 확인하고 학교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사정에 의해 학교보안관이 없는 학교도 있다. 이런 경우 나는 최대한 조심히 학교에 들어가 교무실에 들러 인사를 한다. 왜냐면 그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나는 타학교 출입 시에는 공무원증을 꼭 패용한다. 그러다가 나는 서서히 외부인의 학교 출입에 관한 거시적인 의문을 갖게 되었다. 학교의 외부인 출입을 판단하는 기준이 학교보안관에 의한 얼굴 확인 혹은 공무원증 확인 등이 전부라면, 공무원을 사칭한 ‘테러범’, 혹은 ‘범죄자’는 우리 학교가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나아가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불러올 치명적인 결과는 과연 우리나라에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까?

3월 초 초등학교나 병설 유치원의 아침 풍경을 보면 평소보다 많은 통학차량, 평소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마다 문화는 다르겠지만 3월 1,2주 정도까지는 학부모의 학교 행정구역 내 출입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분위기가 있다. 물론 내가 일했던 일부 학교는 학교 출입 원칙을 고수하며 학교 내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학교도 있었다. 학교마다 규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학교 내 출입을 위해서는 사전 방문 예약을 해야 하며 행정실이나 교무실에서 ‘출입증’ 등을 패용해야 한다. 이제 막 학교나 유치원에 입학한 자녀들을 향한 부모님들의 염려와 걱정은 공감한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이 이유를 고사하고 상구자인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부모 및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 된다면 과연 어떤 곳이 될까? 서두에 말한 바와 같이 학부모로 위장한 ‘테러범’이나 ‘범죄자’에게까지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 되지 않을까?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시골학교는 학교 바리케이드가 아예 무용지물인 곳이 상당히 많다. 그 지역에서 십수 년을 살아온 이웃 주민들이 학교를 가로질러 가거나 심지어 학교 건물 사이로 오가기도 한다. 심지어 관광지 근처의 학교는 관광객들의 주차장으로 학교 주차장이 사용되기도 한다. 학교 부지에서 개인적으로 캠핑을 하는 몰상식한 인간 부류도 뉴스에 나왔다. 학교 안전을 이유로 출입을 통제하면 각박하고 정이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판을 받을지언정 학교는 ‘학생’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확보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각박함이나 정을 논하기에 앞서서 학교 외부인 출입의 원칙은 지엄하게 세워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총기휴대나 총기사용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국가다. 미국만 하더라도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총기 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에 등장한다. 극단적 종교이념을 위시한 공공기관이나 학교 테러 위협과 관련하여도 동일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학교는 외부인 출입에 있어서 ‘안전불감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학교 출입은 까다롭고 불편하고 눈치 보여야 한다. 나아가 확실하고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지원청과 교육청, 학교가 속한 지자체, 관할 경찰서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학부모들과 학교 공동체의 해이한 인식 개선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급식 관련 차량 및 외부강사, 지역주민 등 학교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과 인물들에 대한 통제와 검열이 필요하다. 오늘날 학교 외부인 출입 관련 안전불감증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해외 뉴스에서나 보던 치명적인 학교 범죄나 테러 뉴스를 접하게 될지 모른다.

스쿨존이 단순히 학교 주변을 표시한 노란 줄이나 노란 신호등, 30km 미만의 도로라는 의미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안전하게 교육을 받고 교육대계가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바뀌길 소망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등. 하교시간 외 바리케이드 등 차량 통제, 유명무실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재정립, 학교 공동체의 인식개선,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학교가 안전한 학교, 학생들이 푸른 꿈을 마음껏 꾸는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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