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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사가 죽었습니다.
동료 교사가 죽었습니다.
동료 교사가 죽었습니다.
차갑고 어두웠던, 어느 초등학교 교실 한편에서 쓸쓸히 그리고 외로이 모든 책임을 감내한 체 새내기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날 그 차갑고 어두웠던 교실에는 나도 있었습니다. 그 젊은 교사가 느꼈던 중압감을 나는 지금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젊은 교사가 느꼈던, 호흡이 가빠져 오는 증상과 압박감과 혼미해져오는 정신을 나 또한 어느 날 경험하여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젊은 교사의 그 교실에는 나 또한 함께 있었습니다.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한 젊은 교사가 죽은 날은 대한민국 공교육이 사망한 날이며 대한민국 모든 교사가 사망한 날입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통제되지 않는 학생들을 제지할 어떠한 기준과 제도도 마련되어 있지 않는 교실에서 홀로 학생들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교사’라는 멍에만을 짊어진 채 말입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학생 교육에 있어서 무책임한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행. 재정적, 법.법.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급소가 노출된 사냥감과 같이 무분별한 민원을 홀로 응대하고 있습니다.
‘교사’라는 멍에만을 짊어진 채 말입니다.
그리고 교육과정에 개입하는 학부모의 무분별한 요구와 자기 자녀 위주의 학급경영 관련 요청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사들은 공무 외 시간에도 끊임없이 학부모의 불합리한 개입에 시달리며 공과 사가 구분되지 않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육을 다루는 공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직접 다루는 본질이자 교육의 제1의1 주체인 ‘교사’가 사망했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공교육의 사망이며, 대한민국 모든 교사의 사망선고입니다.
우리는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서울특별시 서초구 소재의 서울서이초등학교에서 한 젊은 교사의 빛이 스러져 간 소식을 접했지만, 이와 같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일도, 모레도, 혹은 수개월 뒤 수년 뒤에도 우리는 동일하고 무고한 희생을 학교 현장에서 마주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희생의 장소가 우리 학교가 되지 말란 법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기억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 젊은 교사의 사망은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주소를 알리는 일침이며, 그 사건 자체가 교육 당국에 호소하는 웅변적인 가르침입니다. 곪을 대로 곪아 결국에는 터져버린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먼 훗날 2023년의 교사, 나는 무엇을 했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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